욕실에서 실천하는 제로웨이스트: 천연 비누부터 대나무 칫솔까지

제로웨이스트라고 하면 보통 텀블러, 장바구니부터 떠올리지만, 진짜 변화가 크게 느껴지는 공간은 따로 있더라고요. 바로 욕실

저도 처음엔 주방이나 장보기부터 바꿔보려고 했다가 금방 지쳤고, “그럼 하루를 시작하고 끝내는 공간부터 바꿔볼까?” 해서 욕실에 먼저 손을 대봤어요. 생각보다 작은 변화만 줘도 쓰레기 양이 확 줄어드는 게 눈에 보여서, 지금은 “제로웨이스트 입문 코스”로 욕실을 가장 추천하고 있습니다.

왜 욕실이 제로웨이스트 실천의 핵심 공간일까?

욕실은 소비 주기가 짧은 제품이 많은 공간이에요.

• 칫솔: 2~3개월에 한 번씩 교체
• 샴푸·바디워시: 꾸준히 쓰고 비우는 소모품
• 면도기, 화장솜, 면봉: 사실상 일회용

이런 것들이 대부분 플라스틱이거나 플라스틱 포장이 빵빵하게 되어 있다 보니, 욕실 하나만 봐도 쓰레기통이 금방 차는 집들이 많죠.

그래서 저는 이렇게 생각해요. “욕실만 조금 바꿔도, 내가 버리는 쓰레기 구조가 눈에 띄게 달라진다.”
완벽한 제로웨이스트까지는 아니어도, 욕실부터 천천히 바꾸면 “아, 이 정도는 나도 할 수 있겠구나” 하는 감이 잡혀요.

욕실에서 바로 시작해볼 수 있는 제로웨이스트 아이템

1. 플라스틱 칫솔 → 대나무 칫솔, 적응만 되면 생각보다 괜찮다

칫솔은 딱 봐도 “플라스틱 덩어리”잖아요. 몇 달 쓰고 버려지는데, 땅속에서 썩지도 않고 계속 남습니다.

그래서 처음 바꿔본 게 대나무 칫솔이었어요. 솔직히 말하면 처음엔 손에 잡히는 질감이 어색하고, “이거 물에 계속 두면 곰팡이 피는 거 아니야?” 하는 걱정도 했죠.

근데 조금만 적응하니까 생각보다 괜찮더라고요.

• 손잡이는 대나무라 나중에 따로 잘라서 일반 쓰레기와 분리하기 쉽고
• 플라스틱 칫솔에 비해 묵직한 느낌이라 오히려 그립감이 좋고
• 욕실 컵에 몇 개 꽂혀 있으면 보기에도 약간 “에코 감성”이 납니다 😄

완벽한 정답은 아니지만, “한 번 써보면 괜찮네?” 정도는 충분히 되는 아이템이었어요.

2. 액상 샴푸·바디워시 → 샴푸바·천연 비누, 실패도 해보면서

제로웨이스트 욕실 하면 빠지지 않는 게 샴푸바, 고체 비누죠. 저도 유행처럼 써봤다가, 솔직히 말해 처음엔 실패했습니다.

머릿결이 건조한 편인데, 아무 정보 없이 예쁜 샴푸바만 골라 썼다가 머리가 푸석푸석해지고 두피도 따가워져서 바로 다시 액상 샴푸로 돌아갔어요.

그러다 나중에야 알게 됐습니다.

• 지성·건성·민감성용 샴푸바가 따로 있다는 것
• 완전히 바꾸기 전에, 일주일에 1~2번만 샴푸바로 쓰며 테스트해보는 게 좋다는 것
• “비누 한 개로 머리·몸·얼굴 다 해결”은 생각보다 어려울 수 있다는 것

지금은 샴푸는 아직 액상을 쓰고, 바디워시는 고체 비누로 완전히 갈아탄 상태예요. 플라스틱 통이 하나씩 욕실에서 사라지는 걸 보면 꽤 시원합니다.

3. 일회용 면도기 → 스테인리스 면도기, 한 번 사서 오래 쓰기

일회용 면도기는 간편하지만, 쓰고 나면 바로 쓰레기가 되죠. 손잡이까지 플라스틱이라 재활용도 어려운 편이고요.

그래서 요즘은 스테인리스 면도기를 쓰는 사람도 많이 늘고 있어요.

• 손잡이는 그대로 오래 쓰고, 날만 교체
• 무게감이 있어 손에 안정적으로 잡히는 느낌
• 욕실 선반에 올려두면 왠지 “남의 집 감성 욕실” 느낌까지 추가

처음에는 날 교체하는 게 조금 무서울 수도 있는데, 유튜브에 사용법이 정말 많아서 몇 번만 해보면 금방 익숙해져요. “한 번 사서 오래 쓰는 도구”라는 점에서 제로웨이스트와 아주 잘 맞는 선택입니다.

4. 일회용 화장솜 → 재사용 클렌징 패드

스킨, 메이크업 리무버, 네일 지우개… 화장솜은 진짜로 “쓰고 바로 버리기” 대표 주자죠.

저는 일회용 화장솜을 줄이려고 재사용 클렌징 패드를 써보고 있어요.

• 사용 후 물로 헹군 뒤, 빨래할 때 같이 세탁망에 넣어 돌리기
• 피부 타입에 맞는 소재(면, 수건 재질 등) 선택
• 여행 갈 때 몇 장 챙겨가면 일회용 솜보다 훨씬 간편

완전히 100% 대체는 아니더라도, “매일 쓰던 화장솜을 이틀에 한 번만 쓰게 바뀌어도” 쓰레기 양이 눈에 띄게 줄어든다는 걸 느끼게 될 거예요.

5. 플라스틱 치약 튜브 → 고체 치약·치약 정제

치약 튜브는 쓰고 나면 씻기도 애매하고, 플라스틱 + 알루미늄 복합이라 재활용도 쉽지 않은 편입니다.

그래서 요즘은 치약 정제(알약 형태)나 고체 치약을 쓰는 사람도 많아요.

• 작은 알약을 입에 넣고 씹은 뒤 물을 묻힌 칫솔로 양치
• 캠핑, 여행 때 액체류 제한에도 걸리지 않아 편리
• 유리병·종이 포장으로 나오는 제품을 고르면 플라스틱 포장을 크게 줄일 수 있음

처음엔 “이게 진짜 닦이는 거 맞나?” 싶지만, 몇 번 써보면 거품도 나고 상쾌한 느낌도 일반 치약과 비슷해서 “생각보다 괜찮네?” 싶어지는 아이템이에요.

욕실 제로웨이스트, 이렇게 하면 덜 부담됩니다

• 지금 있는 제품부터 다 쓰고 바꾸기
  제로웨이스트 한다고 기존 샴푸·세제·칫솔을 한 번에 버리면, 오히려 그게 더 낭비예요. 다 쓰고 교체 시점이 올 때 하나씩 바꾸는 게 가장 좋습니다.
• 한꺼번에 다 바꾸지 않기
  대나무 칫솔, 샴푸바, 재사용 패드, 치약 정제… 한 번에 다 들이는 순간, 적응 스트레스로 포기할 확률이 높아져요. “이번 달엔 칫솔만”, “다음 달엔 바디워시만” 이런 식이 더 현실적입니다.
• 나한테 안 맞으면 과감히 인정하기
  모든 제품이 나와 잘 맞을 필요는 없어요. 어떤 건 실패하고, 어떤 건 쭉 가져가면 됩니다. 제로웨이스트는 시험이 아니라, 취향 찾기 과정에 가깝다고 생각하면 마음이 편해져요.

욕실 제로웨이스트에 도움이 되는 브랜드·공간들 (예시)

요즘은 제로웨이스트 샵, 리필 스테이션, 친환경 브랜드가 꽤 많아서 욕실용품을 고르기가 예전보다 훨씬 쉬워졌어요. 제가 눈여겨보고 있는 유형들을 예시로만 적어볼게요. (협찬·광고 아닙니다!)

• 고체 샴푸·비누 전문 브랜드
  두피 타입별 샴푸바, 얼굴·바디용 천연 비누를 다양하게 테스트해볼 수 있는 곳들.
• 제로웨이스트 셀렉트 샵
  대나무 칫솔, 스테인리스 면도기, 재사용 패드, 치약 정제 같은 욕실 제로웨이스트 아이템을 한 번에 둘러볼 수 있는 매장들.
• 리필 스테이션
  샴푸·바디워시·세제 등을 용기 가져가서 리필하는 시스템. 플라스틱 병이 욕실에서 하나씩 사라지는 경험을 할 수 있어요.

욕실에서 시작하는 작은 변화가, 생각보다 오래 간다

욕실은 우리가 하루를 시작하고 마무리하는 공간이죠. 이 공간의 물건들을 하나둘 바꾸다 보면, 내 생활 패턴과 소비 습관이 같이 바뀌는 걸 느끼게 됩니다.

제로웨이스트를 꼭 완벽하게 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대나무 칫솔 하나, 샴푸바 하나, 재사용 패드 몇 장만 들여놔도 욕실 쓰레기통이 예전보다 천천히 차기 시작할 거예요.

오늘 욕실에 들어가서, “이 중에서 하나만 바꿀 수 있다면 뭘 바꿔볼까?” 한 번만 골라보세요. 그 한 가지가 바로, 당신의 욕실 제로웨이스트 1단계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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